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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복원과 보존, 어떻게 할 것인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4-04-09 (수) 11:58 조회 : 4073
문화재 복원과 보존, 어떻게 할 것인가

황평우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고미술문화대학 총동문회 사무총장

숭례문에서 시작된 문화재 관리문제는 석굴암, 팔만대장경으로 번져갔다. 대통령은 해외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첫 일정으로 문화재 관리 및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화재의 비리척결을 나선 경우는 처음이다. 대통령은 후속조치로 문화재 부실관리 책임을 물어 문화재청장을 경질했다. 임명권자가 경질하는 것에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경질할 때는 대상자의 입장도 존중되어야 한다. 문화재청장 경질과 관련해서 본인에게 해명할 기회가 주어졌어야 했다는 의견도 들리는 이유는 문화재청과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고위관료와 사이의 부조화 때문이다.

부조화의 한 예는 반구대암각화 보존문제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관해서 정부(문화재청)와 지자체(울산시) 간의 갈등이 커지자 이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카이네틱 댐(변화 가능한 유리막 댐)이 설치되는 방안이 마련되었고, 이 과정에서는 문화재청과 정부 고위당국자 간에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카이네틱 댐을 위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공룡 발자국과 선사시대인의 암각화! 전세계 어디를 봐도 이런 문화유적과 자연유적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는 없을 정도이다. 공룡 발자국과 관련해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카이네틱 댐의 길이를 40미터에서 80미터로 늘리는 주장을 했고, 문화재청장은 안전성 등의 이유로 안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로 청와대 내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문화재청장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필자는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들이 토론하다가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고, 고성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 점은 비난의 대사이 아니라 오히려 그 조직이 건강하고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사람 다 국정수행과 문화재보호를 위해 고민하고 의견이 대립한 것이다. 이것이 경질의 사유가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전시한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에 대해 문화재청장과 유진룡 문화부장관이 서로 해석을 달리하며, 청장은 "못 나간다." 장관은 "나가야 한다"며 갈등이 있었고, 장관은 자신이 나가게 했다고 말해 압력설을 시인한 셈이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한 비서관도 자리를 물러났다. 그래서 항간에는 "잘못된 보고가 대통령께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금요일 오후에 갑자기 사표를 위장해서 경질한 것이다. 주말동안 여론을 잠재우자는 계산도 들어갔을 것이다.
다시 숭례문 복원문제로 돌아오자. 변 청자은 3월에 임명되었고, 3월에 숭례문의 주요공사느 다 끝났고, 주변의 조경공사만 하고 있었다. 숭례문 복원은 전 청장 시절 다 한 것이다. 실제로 숭례문 복원 외의 원인이 생각된다. 모 일간지에 숭례문의 후속 보도로 문화재 보수에 관련되어 석굴암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계속 나갔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장이 봉합을 하고 대안을 내놨어야 하는데 오히려 문화재청장이 더 언론에 나오게끔 묵인한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되어싸. 일반적으로 관료사회에서 개혁은 조용하게, 일이 소문이 안 나게끔 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영입된 문화재청장은 문화재 제도개혁이 내부의 역량만으로 안 되니까 외부 충격요법이라도 해서 개혁을 해보려다가 충격요법이 부메랑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중에 문화재청 내부의 기득권 세력과 일부 업자와 이를 비호하는 언론권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서라면 문화재 보수면허 대여업자 같은 사회적 악인을 비호해주기도 하고, 이념과 사상이 다른 자들과 합종연횡하며 개혁 세력을 끊임없이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다음 세대까지 잘 보존돼 물러줘야 할 문화재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만의 독식과 그들만의 카르텔이 만들어져 문화재 관리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관심 있는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재계에 비밀주의가 난무하고 '문화재 마피아'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마피아 집단에 들어가야 참여할 수 있고 이익도 챙길 수 있는 구조이다. 서로 보호하고 특정집단의 비호도 받는다. 이런 식이라면 문화재의 원형 보존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제대로 남아 있을 문화재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보수와 보존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에게 종속돼 있다. 특히 보수기술자 자격증을 고액으로 임대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격증을 처음부터 부업형태로 빌려주기 위해서 취득한다. 일부 사업자들은 현행법을 피해 편법을 동원, 자격도 갖추지 않거 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보수, 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리나라 문화재 보수기간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짧은 것도 문제를 낳고 있다. 문화재 보수에 공사 기간을 두는 것은 문화재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료와 문헌이 남아 있지 않은 문화재 공사를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수시로 발생한다. 완벽하게 보수공사를 진행하려고 하면 이미 책정된 공사기간과 공사비 때문에 대충하고 넘어가기 마련이다. 현실성 없는 공사기간이 부실을 일으키고 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언론이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나머지 언론들은 이들 마피아가 발표하는 것을 확인과 비판 없이 그대로 전달하기 급급했다. 복구공사 중 검증을 통해 비판하거나 숭례문 완공 후 부실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비난을 하고, 오히려 이들 마피아와 비리 집단을 비호하는 또 하나의 마피아를 자처하는 것이다. 이런 언론사 기자는 문화재의 악이자 사회의 악이다.

훼손된 문화재를 보수하기 위해서는 원인조사와 관련 기관끼리 주고받는 데에는 몇 달이 걸리면서 실제 공사는 여름에 설계하면 가을에 확정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공사를 시작해 연말에 마쳐야 하는 실저이다. 이러다보니 산판에서 좋은 육송을 구입할 시기는 지나가고 결국 수입 목재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저이다. 또한 목재와 흙을 주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재를 볼 때 찬바람 부는 시기에 문화재 공사를 해서 이로울 것이 없다.

부실을 예방하기 위해서 문화재 보수는 국가가 직영 또는 관리공단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수기술자들을 팀으로 구성해 문제가 있는 문화재에 국가(문화재청)에서 직접 한 팀을 파견해 처음부터 끝까지 그 팀 책임 하에 공사를 진행시킨다. 팀의 구성은 오래된 경험자와 신참으로 구성한다. 국가가 직영하면 입찰의 비리와 소수 업체의 독식, 자격증 대여 비리는 없어질 것이다. 
<월간 미술세계> 2014년 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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